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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자기 관리도 철저했던 옆집 언니가 올해 4월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1기에 림프 전이가 없어서 7월에 수술을 마쳤고 지금은 항암치료 중인데, 솔직히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걸린다면, 도대체 원인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알고 보니 범인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우리 집 곳곳에 숨어 있는 환경호르몬,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유전력도 없고 가족력도 없는데 유방암에 걸리는 분들이 왜 이렇게 많아진 걸까요? 국내 유방암 신규 환자 수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연간 약 1만 명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3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출처: 국립암센터). 10여 년 만에 세 배가 된 셈입니다. 제가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단순히 유전이나 나이 탓으로만 돌리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제노에스트로겐(xenoestrogen)입니다. 여기서 제노에스트로겐이란 우리 몸 밖에서 들어온 화학물질이 마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행동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몸이 가짜 에스트로겐에 속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실제 호르몬 농도와 무관하게 에스트로겐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유방암 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저도 이걸 알고 나서 주방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냉장고 안에 배달 용기 몇 개가 재사용되고 있었고, 코팅이 군데군데 벗겨진 프라이팬도 그대로 쓰고 있었습니다. 찜찜했지만 별생각 없이 넘겼던 것들이었죠.
문제가 되는 물질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집 안에서 노출될 수 있는 주요 유해 물질
첫째로 파라벤(Paraben)입니다. 파라벤은 화장품과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방부제인데, 에스트로겐 유사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립스틱, 파운데이션, 자외선 차단제처럼 매일 피부에 바르는 제품에 들어 있을 수 있어 누적 노출량이 적지 않습니다.
둘째로 비스페놀A(BPA)입니다. 비스페놀A란 플라스틱 용기 제조에 쓰이는 화학물질로,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가 닿으면 용출되어 식품에 섞입니다. 영수증 잉크에도 비스페놀A가 코팅되어 있어 오래 만지면 피부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배달 음식을 그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배달 용기를 씻어서 재사용하는 습관이 제가 의외로 자주 하던 일이었는데, 이게 꽤 위험한 행동이더군요.
셋째로 과불화화합물, 즉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입니다. PFAS란 열과 기름에 강한 특성 때문에 코팅 프라이팬이나 패스트푸드 포장지, 방수 의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이라는 별명처럼 한번 몸에 들어오면 분해되는 데 수 년이 걸립니다. 벗겨진 코팅 프라이팬은 PFAS가 직접 음식에 섞여 들어가는 경로가 됩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도 일부 PFAS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출처: IARC,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 파라벤(Paraben): 화장품·생활용품 방부제, 에스트로겐 유사 작용 우려
- 비스페놀A(BPA): 플라스틱 용기 성분, 뜨거운 음식·영수증 잉크 접촉 시 흡수 가능
- PFAS(과불화화합물): 코팅 프라이팬·패스트푸드 포장지에 존재, 체내 축적 후 장기간 잔류
- 프탈레이트(Phthalate): 향수·네일제품 등에 쓰이는 가소제, 호르몬 교란 가능성
제가 직접 실천에 옮긴 것들을 말씀드리면, 벗겨진 프라이팬은 미련 없이 버렸고, 배달 음식은 반드시 도자기나 유리 그릇에 옮겨 담은 뒤 데워 먹는 습관으로 바꿨습니다. 화장품은 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PFAS-free", "파라벤 프리(Paraben-free)" 인증 문구를 찾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거를 수 있었습니다.
식습관이 유방암 세포를 키운다? 놓치기 쉬운 음식 이야기
자기 관리를 잘한다는 사람도 유방암에 걸리는 상황을 보면서 저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운동은 하는데 식단은 어땠을까?'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실제로 마른 비만, 즉 겉으로 날씬해 보여도 근육량은 적고 체지방률이 높은 상태도 유방암 위험 인자로 꼽힙니다. 체지방 조직이 에스트로겐을 추가로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가공육 얘기는 많이 들어봤겠지만, 이게 단순히 몸에 안 좋은 수준이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IARC는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공식 분류하고 있습니다. 유방암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에서 위험 요인으로 등록된 거죠. 그렇다고 완전히 끊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저도 솔직히 그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회식이나 특별한 날에 먹는 것과, 매주 서너 번씩 습관적으로 먹는 것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도 주목해야 합니다. 초가공식품이란 단순 조리 식품을 넘어서 각종 첨가물, 인공 향료, 유화제가 다량 투입된 공산품을 뜻합니다. 흰 빵, 즉석 과자, 탄산음료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데, 이런 음식들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를 자극합니다. 여기서 IGF-1이란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인데, 암세포 역시 이 신호에 반응해 증식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알코올입니다. 종류와 가격에 상관없이 알코올 자체가 문제입니다. 매일 음주 시 유방암 발병률이 10% 이상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알코올이 간에서 에스트로겐 대사를 방해해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상 이건 좀 다르다 싶은 부분이 있는데, 비싼 와인이라도 매일 마시면 결국 같은 결과라는 점은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고기를 많이 먹은 날에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가 직접 써봤는데, 다음 날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확실히 속이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십자화과 채소에는 인돌-3-카비놀(I3C)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이 에스트로겐 대사를 촉진하고 해독 경로를 도와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죄책감에 끝나는 게 아니라 다음 날 식단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저는 꽤 실용적인 접근 같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방암 검진은 몇 살부터 받아야 하나요?
A. 국가 암 검진 기준으로 만 40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유방 촬영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대에서도 X선으로만 발견되는 석회화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어, 20대 후반부터 초음파 검진을 받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안전한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초음파와 유방 촬영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방법입니다.
Q. 시골에서 사는 어르신들이 더 건강한 이유가 환경 때문인가요?
A. 장수 마을 연구들을 보면 단순한 공기나 환경 요인만이 아니라, 직접 재배한 음식 섭취, 신체 활동 유지, 낮은 화학물질 노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제가 이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화학물질에 덜 노출되는 환경 자체가 몸이 스스로를 회복할 여유를 준다는 것입니다. 도시에서 살더라도 식습관과 생활용품 선택으로 그 격차를 일정 부분 좁힐 수 있다고 봅니다.
결론
옆집 언니를 보면서 제가 느낀 건, 유방암이 더 이상 운이 없거나 유전이 있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언니가 평소 기본 체력을 잘 쌓아둔 덕분에 항암치료도 비교적 잘 버티고 긍정적으로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아서, 결국 평소의 생활 관리가 발병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스페놀A, PFAS, 파라벤 같은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고, 가공육과 초가공식품의 빈도를 낮추고, 1년에 한 번 초음파 검진을 받는 것 — 이 세 가지만 실천해도 위험 요인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