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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라, 같은 물가 상승률인데 옆 동네는 1인당 50만 원을 받고 우리 동네는 단 한 푼도 없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봄에 민생지원금을 처음 받았을 때 가족 6명 합산 60만 원으로 장을 봤는데, 그 흐뭇함이 얼마나 컸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지역별 희비가 이렇게 극명하게 갈린다는 소식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부결된 지역 — 강릉시·당진시, 왜 무산됐나
이번에 가장 주목해야 할 지역은 강원도 강릉시와 충남 당진시입니다. 두 곳 모두 단체장이 직접 지원금 지급 의지를 밝히고 조례안까지 제출했지만, 최종 관문인 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지급 자체가 전면 무산됐습니다.
강릉시는 전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는 민생안정 지원금 조례안을 심사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찬반이 엇갈리다 결국 부결 처리됐습니다. 이후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진시는 규모가 더 큽니다. 시장이 약 5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민 1인당 30만 원의 경제회복 지원금을 지급하려 했으나, 본회의 찬반 논쟁 끝에 최종 부결됐습니다. 여기서 조례안(條例案)이란 지방의회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만드는 지방 법규 초안을 의미합니다. 즉, 단체장이 아무리 지급하고 싶어도 의회가 이 조례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강릉·당진 거주민들은 이번 추석 전 지원금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지역격차 — 50만 원 받는 동네 vs 0원인 동네
부결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조례안을 무사히 통과시켜 이미 지급을 시작한 지자체들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경남 의령군은 1인당 무려 50만 원의 민생안정 지원금을 확정하고 월요일부터 지급에 나섰고, 강원도 속초시도 이미 지급을 진행 중입니다.
전북 고창군·부안군·완주군, 전남 함평군·나주시, 충북 영동군 등 전라권과 경상권의 여러 지자체는 2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 지원금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경남 김해시 역시 시의회 본회의에서 지원 조례안을 최종 통과시켜 전 시민 1인당 10만 원 지급을 확정했습니다.
반면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지자체는 현재 기준으로 추석 전 민생지원금 지급을 공식 발표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도 수도권 인근이라 이 부분이 유독 마음에 걸렸습니다. 재정자립도(財政自立度)가 문제입니다. 재정자립도란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세입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중앙 의존도가 높고 자체 예산으로 지원금을 풀기가 어렵습니다. 경기도처럼 인구는 많아도 재정자립도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은 고물가로 팍팍한 서민들이 많음에도 지원금 집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입니다.
- 경남 의령군: 1인당 50만 원 확정, 지급 개시
- 전북 고창군·부안군·완주군, 전남 함평군·나주시, 충북 영동군: 20~50만 원 집행 중
- 경남 김해시, 강원 속초시: 지급 확정 또는 진행 중
- 강원 강릉시, 충남 당진시: 의회 부결로 전액 무산
-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추석 전 지급 발표 없음(현재 기준)
지원금 효과 — 현금이 아닌 지역경제 순환의 마중물
지원금을 단순한 현금 살포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대부분의 민생지원금은 지역화폐(地域貨幣) 또는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됩니다. 지역화폐란 특정 행정구역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결제 수단으로, 소비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해당 지역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안에서만 순환되도록 만든 정책 도구입니다.
제가 봄에 받은 60만 원도 지역화폐로 지급됐습니다. 대형마트가 아닌 동네 정육점과 반찬 가게에서 썼는데, 그 가게 사장님 얼굴에 화색이 돌던 게 기억납니다. 지원금이 단순한 소비 보조가 아니라 골목상권에 직접 숨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는 걸 직접 경험으로 확인한 셈입니다.
실제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는 일반 현금 지급 대비 지역 내 소비 잔류율이 20~3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출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이른바 돈맥경화(경제 내 자금 흐름이 막히는 현상, 혈관이 굳는 동맥경화에 빗댄 표현)를 막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 여력이 있는 지자체라면 추석처럼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에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역경제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원금 확인 — 내 지역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하는 법
뉴스에 이름이 안 나온다고 해서 지원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자체별로 의회 일정에 따라 뒤늦게 추가경정예산안(追加更正豫算案)이 통과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입니다. 추가경정예산안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미 확정된 본예산에 변경이 필요할 때 추가로 편성하는 예산안으로, 이른바 추경이라 부릅니다. 추석 직전에 긴급 추경이 통과되면서 지원금이 갑자기 발표되는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제가 사는 지역이 지원 대상인지 직접 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해서 확인해봤습니다. 담당자에게 "이번 추석 전 민생회복 지원금 또는 명절 지원금 지급이 예정되어 있는지, 제가 받을 수 있는 별도 혜택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습니다. 온라인 검색보다 직접 전화 문의가 훨씬 정확합니다.
설령 지자체 전체 지원금이 부결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독거노인·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별도 명절 위문금이나 폭염 지원금이 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및 복지서비스 통합포털에서 거주지 기반 지원 정보를 조회할 수도 있습니다(출처: 행정안전부). 개인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방식도 필요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자립청소년처럼 실제로 더 도움이 절실한 분들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낸 세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여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민생지원금이 부결된 지역 주민은 정말 아무것도 못 받나요?
A. 전체 시민 대상 지원금이 부결됐더라도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별도 명절 위문금이나 폭염 지원금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자체 전체 지원금과는 별도 예산으로 집행되므로, 거주지 행정복지센터나 주민센터 복지과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수도권은 이번 추석 전에 민생지원금이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A. 현재(2025년 추석 전 기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지자체 중 지급을 공식 발표한 곳은 없습니다. 경기도는 인구 대비 재정자립도의 한계로 추석 전 지급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지자체별로 뒤늦게 추경이 통과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해당 시·구청 공식 홈페이지나 복지과 전화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지역화폐로 받은 지원금은 어디서만 쓸 수 있나요?
A. 지역화폐는 해당 지자체가 지정한 관내 가맹점, 즉 동네 소상공인 가게·전통시장·골목상권 등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급 시 안내문이나 지역화폐 앱에서 가맹점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의회에서 부결된 지원금, 다시 통과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단체장이 추가경정예산안을 다시 제출하거나 의회 임시회를 소집해 재심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추석이 임박한 시점에서 빠르게 처리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명절 이후 별도 시기에 지급되는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 의회 일정과 단체장 공식 발표를 주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솔직히 이번 추석 민생지원금 지역격차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례안 하나가 의회에서 부결되는 순간 200만 명에 달하는 주민이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는 구조는, 재정자립도나 정치적 입장 차이로만 설명하기엔 뭔가 씁쓸한 부분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20만~30만 원 수준의 지원금도 가정경제에는 체감이 확실합니다. 명절 제수용품 한 번 장 보면 훌쩍 넘기는 금액이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균등 지급하는 방식과 취약계층에 두텁게 지원하는 선별 방식,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 짓기 어렵지만 어느 쪽이든 실제로 어려운 사람에게 닿아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내가 사는 동네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전화해서 확인하는 것, 그게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